어렸을 땐 그저 햄버거 피자면 좋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여전히 햄버거 피자를 제일 좋아한다. 다만 예전에는 먹지 않던 음식들이 종종 먹고 싶어 진다. 설렁탕이 보통 그렇다.
주류 인싸문화 되어버린 순대국밥 말고 설렁탕이 먹고 싶다. 오래전 기운이 없고 허한 날에 어른들이 찾던 음식은 사실 나름의 힙스터 문화가 아니었을까?
교대역에 있는 이남장 서초점이다. 사실 설렁탕 특이라든지 다른 부위가 들어간 거를 먹는다든지 아 물론 수육은 기본으로 시킬 예정이었지만 들어가자마자 일반 탕밖에 되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잠깐 마스크를 벗은곤데 계산할 때 손님이 자신에게 마스크 안 썼다고 뭐라 하고 나갔다면서 울분을 터뜨리면 욕하던 아주머니께 탕 두 개를 주문했다.
나오기까지 배가 너무 고파서 힘이 들었다. 시간이 오래걸린게 아니라 배가 고픈 상태로 가서 그렇다. 김치를 밥도 없이 우걱우걱 많이도 먹었다. 김치가 이렇게 맛있는 발효음식인 줄은 피클 먹는 서양인들은 모를 거야.
김치로 배를 채우며 가게를 둘러보았다. 30년 전통의 설렁탕은 어떤 맛일까 궁금하다. 설렁탕 특유의 꼬릿꼬깃한 향이 침샘을 더욱 자극한다.
배가 고파 제대로 각 잡고 찍지 못한 메뉴판을 용서해달라. 그래도 가격은 잘 보이지요?
수입육을 절대 쓰지 않는다는데 설렁탕이 너무나 먹어보고 싶다. 얼마나 배가고팠는지 수평도 못맞추고 사진을 찍었다.
드디어 나온 설렁탕의 비쥬얼은 사실 조금 실망했다. 사실 먹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옛말. 어서 맛을 보자. 아주 슴슴하게 간이 되어있었다. 밥은 토렴이 되어서 나왔다.
한동안 간 없이 있는 그대로의 설렁탕 국물과 밥을 먹었다. 고기도 한 점 먹어보고, 아 역시 나는 짠게 좋다. 소금으로 간을 해주기 시작했다. 역시 나는 소금이 좋다.
그렇게 꼬릿한 향과 소금간만으로 설렁탕을 먹는다. 점점 향과 혀가 익숙해져 갈 즈음, 파를 넣기 시작한다. 파의 향이 역시 설렁탕과 조화롭다. 원래 이후에 부장님 식 식사법(깍두기 국물 넣기)을 하였지만 그 사진이 썩 예쁘게 담기지 않아서 사진을 넣지 않았다.
계산을 할때 나오면서 물어보니 주말에는 고기가 들어오지 않아 다른 메뉴가 안된다고 한다. 평일에 다시 와달라고 하셨지만 아주머니 저는 평일엔 노예라구요~!
오늘 먹은 이남장의 설렁탕은 내가 기억하고 있는 설렁탕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난 맛이 아니라서 맛있다 맛없다를 평가하기엔 너무나 표준 그대로의 설렁탕이었다. 다음에 더 좋은 설렁탕을 찾아보기로 다짐해본다.
잘 먹었습니다~
주소: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49길 4
지번 서울 서초구 서초동 1715-1
전화: 02-592-0268
영업일: 매일 00:00 - 24:00 (명절 연휴 휴무)
'피자먹는중이야 > 다른거도먹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남구/압구정] 사탕수수의 달콤함 - 네기스끼야끼 (0) | 2020.06.04 |
---|---|
[강남구/강남역] 땅콩은 두뇌발달에 좋아요! 그럼 라면은? - 탄탄면공방 (0) | 2020.05.27 |
[강남구/도산공원] 돈까스 줄 서서 먹어보자 - 카츠바이콘반 (0) | 2020.05.13 |
[강남구/역삼] 입맛에 맞는 평양냉면을 찾아보자 - 을밀대 (0) | 2020.05.11 |
[송파구/방이동] 간이 딱 맞다 - 팔각동 (0) | 2020.0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