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파는 수준이 어느 정도가 넘어야 사업이라 부를 수 있을까? 돈까스를 줄 서서 먹어야 인싸소리를 듣는 요즘, 이정도 줄을 기다리며 찾는 사람이 있는 이 돈까스집도 아마 사업이라 부를 수 있을것같다.
솔직히 돈까스라는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극성 생고기 파인 나는 튀김에 감싸 지거나 양념 담긴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치킨은 제외..
갑작스러운 약속이었는데, 동행이 기다려서 먹을만한 가치는 돈까스집이 있다 하여 줄을 서서 기다리게 되었다.
점심 피크시간인지 앞에는 16팀이 기다리고 있었고, 근처 카페에서 밥 먹으며 나누었어야 할 근황 토크가 끝날 즈음에야 순번이 났다.
흔히 말하는 다찌(테이블 구조)로 되어있는 식당 구조가 특이했고, 요즘 같은 시국에 의도치 않게 마주 보지 않게 앉을 수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식당이지 않을까 싶었다.
로스카츠(등심) 정식 두 개에 히레카츠(안심) 단품으로 시켰다. 이상한 근성이 있어 오래 기다린 식당에서는 많은 것을 맛보고 싶어 한다. 사실 그냥 많이 먹는다 ㅎㅎ
우선 밑반찬이라 할 거는 딱히 나오지 않았고, 소스 종지가 나왔다. 수납하는 공간들이 테이블 안쪽에 있는데 아이디어가 괜찮다 싶네. 적당한 온도의 차가 함께 나왔다.
밥과 함께나온 장국은 따로 맛을 보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어디서든 장국은 먹지 않는다. 장국 불호인 입니다. 죄송합니다.
테이블 위에있는 소스의 종류는 샐러드 소스, 돈가스 소스, 트러플 소금이다. 트러플 소금은 위에를 찰칵찰칵 누르면 밑에서 소금이 나오는 형식의 소스통에 담겨있다.
소스통 맨오른쪽이 트러플 소금을 뿌려두는 곳이다. 디자인인줄 알았는데 소금을 두는 곳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오 센스있네? 싶었다.
먼저 로스카츠가 나왔고, 고기가 얼마나 부드러울지는 색이랑 단면 모양만으로도 유추가 가능했다. 고기 + 소금 조합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첫 입은 무조건 소금이다.
첫 입의 평을 내리면; 우선 염지가 진하게 잘되어있는 고기였고 고기가 무척 부드럽고 씹을 때마다 육즙이 잘 스며 나왔다.
사실 부드럽다의 수준이 애매했는데 너무 부드러워, 고기를 씹는 맛과 부드러움을 모두 놓칠 수 있는 직전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동행은 조금 덜 익었으면 좋겠다고 하여 서로의 돈까스를 바꾸어 먹었는데 서로 만족하였다. 즉, 조리의 정도가 달랐다. 동행의 돈까스는 조금 더 익혀져 있고 내 돈까스는 덜 익혀져 있었다는 뜻. 들어보니 이렇게 많은 양의 튀김을 일정하게 튀기는 건 불가능이라고 하더라.
로스카츠 정식을 먹던중 히레가츠 단품이 나왔다. 다른 그릇에 나왔는데, 그릇에 기름이 조금씩 묻어있는게 개인적으로 더 먹음직스러워 보이더라.
개인적으로는 안심이 참 맛있었다. 씹히는 정도가 더 로스카츠보다 더 단단했고, 염지가 적당하여 트러플 소금을 찍었을 때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짠맛이었다.
사실 돈까스는 한계가 있는 음식이라고 생각해서 줄을 서며 먹는다는 돈까스를 보며 참 의아해하던 좁은 식견을 갖고 있던 나다. 근데 취향인 사람이 이런 돈까스를 맛보면 당연히 줄 서서 먹겠구나 싶었고, 역시 사람은 한없이 자기대로만 생각하는구나 싶었다.
역시 사람은 많은 경험을 해보아야 해.
잘 먹었습니다~
주소: 서울 강남구 선릉로153길 36
지번 서울 강남구 신사동 647-22
전화: 02-547-3903
영업일: 매일 11:30~14:30 (라스트 오더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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