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라면 들르지 않을 법한 식당이어도 누군가의 소개라면 가고 싶어 지는 게 사람 맘. 항상 먼 곳, 집에서 먼 곳이어야 맛있다는 그릇된 습관을 유튜브가 깨 주고 있다.
여기는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정육식당이다. 내가 일반적으로 가본 정육식당과 다른 점은 한우 드라이에이징을 판매한다는 것이었다. 언젠가 우연히 드라이에이징 소고기를 접한 이후 여러 번 드라이에이징 소고기로 스테이크를 직접 구워 먹곤 했는데, 바탕이 되는 고기가 육우였고 먹는 방식은 언제나 팬에 스테이크로 구워 먹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숯에다가 드라이 에이징 된 한우를 구워 먹는 것은 처음이라 많은 기대를 안고 갔다. (근데 비쌈..)
네이버엔 주차가 가능하다고 되어있지만 내가 갔을 때는 주차가 안된단다. 가게로 들어가면 고기를 초벌 하는 곳과 고기 냉장고가 보인다. 여기에서 원하는 고기를 고르고 사장님께 전달해주면 초벌을 해서 자리로 가져다주신다. 처음 냉장고에서 고른 고기는 한우 투쁠 티본스테이크와 드라이에이징 채끝등심이다. 드라이에이징의 향을 일반 한우와 비교하고자 한우 투쁠 티본스테이크부터 먹기로 하였다. 그리고 같은 부위를 일반 한우와 드라이에이징 방식의 한우로 먹으면 비교가 수월할 것 같아서 일부러 같은 부위(채끝 등심)의 드라이에이징을 시켰다. (숯이 나오는 동안 육회도 시켜보았다.)
숯과 함께 맞춰 나온 육회. 육회 아주 신선했다. 계란 노른자를 풀어 같이 나온 배와 잣을 조금 얹어 먹어보았다. 개인적으로 잣이랑 고기의 향을 섞어서 먹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오늘 나온 육회도 고기가 신선해서 굳이 잣과 먹지 않아도 맛있었다. 육회만 먹을 테야 호호
티본은 초벌이 되어서 나왔다. (입장후 고기를 고르고 나서 숯이 나올 때까지 시간이 조금 걸렸는데 아무래도 고기가 초벌이 되어 나오는 시간과 맞추기 위해서일까?) 티본을 먹는 동안 채끝은 냉장고에 보관을 해주신단다. 우선 이미 초벌부터 너무 알맞게 되어있고 먹기 좋게 정형되어있었다. 숯의 온도를 높여준 후 초벌 동안 불이 닿지 않은 고기의 옆면을 크리스피해지게 구워준 후 원하는 정도로 익혀 먹었다.
그냥 끝남 ㅋㅋ 겜셑~ 안심과 채끝등심 둘 다 정말 맛있었다. 역시 한우 특유의 감칠맛이 잘 느껴졌고, 무엇보다 고기 향이 정말 맛있었다. 같이 나온 소금이 소고기의 풍미를 더욱 살려주었고, 한우 특유의 기름짐이 와사비와도 무척 잘 어울렸다. 소고기를 좋아하지 않아 평소 즐겨 드시지 않던 어머니께서도 참 맛있게 드셨다.
고기를 먹고 숯을 한 번 간 뒤 보관하였던 드라이에이징 채끝등심을 가져다 달라고 하였다. 보통 자신 있게 스테이크로 굽던 소고기의 두께는 3-3.5센티인데 사진을 보면 알다시피 오늘 소고기는 5센티가 넘어 보였다. 드라이에이징에 대해 물어보고 어떻게 구워야 맛있는지를 여쭤보자 원래 드라이에이징을 좋아하시냐며 사모님께서 직접 구워주셨다. 감사 압도적 감사!
직접 고기를 구워주시는 동안 고기 기름이 숯에 떨어져 불이 강하게 붙었다. 그 불이 고기에 불향을 적당히 입혀주겠더니 기대했다. 고기가 나온 도마 위에는 파슬리가 뿌려져 있었고 그위에 구워서 잘라진 고기를 올려주었다. 향이 강해지기 위해서는 식혀서 먹으라는 사장님의 말을 듣고 기다렸다. 아마 레스팅을 통한 온도조절 및 향 증폭이 목적이겠지?? 사실 잘 모름 ㅋㅋ
고기에서 치즈향이 나요~~ 먹어본 드라이에이징 중에 가장 진했던 것 같다. 원래 기름진 한우인데 드라이에이징을 통해 숙성되어서 그 향과 기름짐이 더욱 강해졌다. 이탈리아산 소금을 같이 주셨는데, 소금을 찍을 때마다 고기의 풍미가 더욱 살아났다. 물론 그 향이 호불호가 갈릴 것이 분명하였고 역시나 어머니는 썩 좋아하지 않으셨다. (아버지와 형은 좋아하시더라)
소고기를 먹은 후 돼지고기도 맛보기로 하였다. 오겹살을 반 근 정도 시켰고, 돼지고기 판으로 판이 바뀌었다. 불도 숯에서 가스로 변경~ 역시나 신선했고 오겹살이라는 단어 그대로 고기의 층이 눈에 보일 정도로잘 나뉘어있었다. 맬젓이 살짝 강한데 개인적으로는 맛있었다.
사진은 없지만 그 뒤 후식으로 된장찌개와 비빔냉면을 먹었다. 된장찌개는 청국장 느낌의 살짝 쌉쌀한 느낌이었고, 비빔냉면은 삼겹살이랑 잘 어울리는 느낌의 새콤한 비빔냉면이었다. 개인적으로 비빔냉면을 아주 맛있게 먹었다.
최근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맛집이라고 소문난 집에서 실망한 적이 많았는데, 집 근처에 기분 낼만 한 고깃집을 찾은 것 같았다. 가격이 조금 있지만, 기분 낼만한 날 데이트 코스나 부모님 모시고 가기에 좋은 집이란 생각이 들었다. 맛이 가격값을 한다!
잘 먹었습니다~
주소: 서울 송파구 오금로 46길 20 102호
지번 서울 송파구 가락동 174-26
전화: 02-3012-3342
휴무일 : 매월 둘째 주 화요일, 마지막 주 화요일 정기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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